코리안 메이저리거 김병현

김병현이 말하는 그 시절 낭만 야구

이 보다 더 독특한 선수가 있었을까 ?  보는 사람의 시선을 휘어잡던 강렬한 야구 실력도 그렇고,  자신을 포장하거나 드러내지 않는 엉뚱한 삶의 태도 역시 그와 비교할 대상이 없다.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월드시리즈 우승반지 2개를 보유한 김병현의 이야기다.

김병현은 빅리그에서 9시즌을 뛰면서 통산 54승 60패 86세이브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런 숫자로 그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1999년 미국에 진출해 마이너리그 세 단계를 단 3개월 만에 정복하고 당시 현역 최연소 선수로 데뷔한 것을 시작으로 2001년 월드시리즈에서 극적인 승부를 통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우승을 함께 이루어낸것, 그리고 2003년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 팬들에게 손가락 욕을 해 파문을 일으켰던 일화는 김병현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다.

작은 체구의 언더핸드 투수가 시속 150킬로미터 이상의 직구를 뿌리는 것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그 자체로 희귀했다.

정면 대결을 피하지 않는 투구 스타일과 자신만의 확고한 야구 철학, 그리고 야구 외적으로 기인의 이미지까지 더해져 팬들에게는 만화 주인공 같은 인물로 각인되었다.

2019년 현역을 은퇴하고 간간이 언론 인터뷰와 팟캐스트 등을 통해 조용히 근황을 전했던 그가 다시 화제의 중심에 선 것은 류현진 선발 등판 경기의 해설을 맡으몃서부터였다.

방송을 통해 자신의 개성을 꾸밈없이 발산하며 툭툭 내뱉은 한 마디 한 마디에 실시간 반응이 폭발했다.

현역 시절에는 높은 화제성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생각을 직접 밝히는데 소극적이었던 그가 방송에 나서게 된 데에는 사연이 있었다.

딸 아이가 학교 숙제라며 아빠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 제출했는데 월드 시리즈 우승까지 경험한 김병현의 위엄을 몰랐던 딸이 넥센 히어로즈 시절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이에 김병현은 다시 메이저리그 선수의 모습을 보여줄 수 없는 대신 자신의 야구 인생 행보가 충분히 드러날 수 있는 소통방식을 택한 것이었다.

2000년대 초반 ‘ 원조 머니볼 ‘은 목적만 달성할 수 있다면 외모나 체구를 비롯한 선수의 개성을 지나칠 만큼 존중하는 측면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다양한 통계분석 시스템이 발달하면서 선수의 야구적인 개성보다는 타구를 강하게 날리고 공을 빠르게 뿌리는 것만이 최고의 가치인 것으로 평가되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도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김병현 자신은 숫자를 좋아한 야구는 아니었고, 낭만이 있는 야구를 했다고 당시를 돌아보았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옛날  야구가 더 재미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한다.

실제로 200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동료들만 보아도 랜디 존슨, 커트실링 같은 대선수부터 타격 자세가 특이했던 크레이그 카운셀과 마크 그레이스등 자신만의 야구 색깔을 지닌 선수들이 많았다.

어떤식의 야구가 옳거나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가 생중계 도중 수비 시프트를 정면으로 반대한다고  할 때마다 스프트에 잡히는 장면이 나온다.  한들 굳이 민망해질 이유도 없다. 실제로 대단했던 선수가 자신의 과거를 낭만적으로 생각한다고 해서 다른 누군가가 피해를 보는 것은 아닐 것이다.

적어도 아직 까지는 김병현 시대의 ‘낭만야구’ 에 맞장구 치는 의견이 많은 듯 하다. 해외스포츠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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